독서자료

흥일리불약제일해(興一利不若除一害)-야율초재

가산바위 2017. 5. 26. 11:29


2017-9 명재상 야울초재.hwp


명재상 야율초재

 

800여 년 전쯤, 몽골 제국의 상징이나 다름이 없는 칭기스 칸이 세상을 떠나자, 그이 후계자 오고타이 칸(高潤台, Ogotai, 몽골의 태종)이 명재상 야율초재(耶律楚材)에게 아버지가 이룩한 대제국을 개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하고 물었다.

야율초재는 기가 막혔다.

 

흥일리불약제일해(興一利不若除一害)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 해로운 일을 줄이는 것만 못하고

 

생일사불약멸일사(生一事不若滅一事)

한 가지 일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한 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같지 못하다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새로운 일을 만드는 것보다 지난날의 폐단을 줄이는 것이 현명한 정치라는 천여 년 전에 있었던 이 문답을 지금의 대한민국에 적용해도 아무 손색이 없다.

우리 대한민국이 짧은 시일 안에 중화학공업국으로 성공하여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고 성장하였고, OECD의 일원이며, G20 세계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 혹은 관 주도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야기된 정경유착(政經癒着)이 발전의 동력이 되었음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 현실에서 보면 과거 관행이었던 정경유착의 꼬리를 잘라내는 것은 국가 발전의 기본이 되어야 함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수없이 정권이 바뀌면서도 지난 시대의 대표적인 폐단인 정경유착, 전관예우 등 나라를 병들게 하는 요건들이 계속 기승을 떨치고, 고치겠다는 말만 있을 뿐 실천해 보인 대통령이나 총리, 장관은 없었다. 오히려 그 병폐를 또 다른 권력이나 선심으로 이용할 정도로 부패와 무능이 만연하고 있는데도 이를 개혁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말이 되는가.

그러므로 이번에 새로 뽑는 대통령은 몽골의 야율초재의 명재상 야율초재의 충언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역사 인식을 갖추어야 한다. 그 첫째가 정경유착과 낙하산 인사를 뿌리 뽑는 일이다. 또한 공직을 끝낸 공직자들을 공기업의 임원으로 보내는 적폐를 철저히 뿌리 뽑지 않고서는 능력 있는 지도자로서의 예우를 받을 수가 없다.

 

신봉승, 세종,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다, 청아출판사, 2012, 2325.


2017-9 명재상 야울초재.hwp
0.03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