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시조

간월암* 큰 스님은 / 류상덕

가산바위 2021. 9. 12. 22:56

10.  간월암* 큰 스님은 / 류상덕

 

 

간월암 큰 스님은

 

보름달을 하늘에 걸고

 

 

법당에 앉으시면

 

바다에 뜬 연꽃이다.

 

 

우짖는 천수만 파도

 

토해내는 독경소리.

-류상덕,간월암전문

 

* <간월암>은 충청남도 서산군에 위치한 <간월도>에 있는 유서 깊은 암자다. 천수만을 가로막은 서산방조제 때문에 아름다운 관광지로 이름이 높다. 바다에 떠 있는 이 암자는 밀, 썰물에 따라 섬이기도 하고, 육지이기도 하다.

 

 

<김우연 해설> 류상덕 시인은 1960대 중반에 등단 시인으로 그 동안 투명한 서정성이 짙은 작품을 써 왔다. 근래는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 작품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군더더기가 없다. 단형시조 속에 이처럼 단단한 구조로 펼치기는 능력은 그 동안 절차탁마한 노력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간월도의 간월암  그 형상을 연꽃으로 비유되어 왔다. 그러나 위 시에서는 법당에 앉으시면/ 바다에 뜬 연꽃이다.” 간월암 큰 스님을 연꽃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것은 자연과 일체가 경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종장에서 천수만 파도소리도 독경소리로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것 역시 인간 세계와 자연이 일체가 된 경지를 나타낸 것이다.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 등이 둘이 아닌 경지를 노래한 것이다.

화자 역시 간월암에서 연꽃이 되고 파도가 되어 평소 생각하던 삶과 죽음도 둘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것이 아니었을까유마경(維摩經)의 불이문품(不二門品)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는 현실이 고통스럽다고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집착 때문일 것이다. 이 시는 이런 면에서 현실 속에서도 한 송이 연꽃이 되라는 깨우침을 주는 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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