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집(시집) 읽기 10

리영성(李英成 )시조집, 『연습곡, 사랑』, 동학사, 2011.

리영성(李英成 )시조집, 『연습곡, 사랑』, 동학사, 2011. 호 농파(聾坡), 경남 진주 출생, 동인, 동인. 1967년 『시조문학』 추천 완료(월하 이태극 박사) 시조집 『이름 모를 꽃』(1979, 형설출판사), 사화집『합천호 맑은 물에 얼굴 씻는 달을 보게』(김해석·이동배 공저, 2004, 월간문학출판부) 정목일 수필가가 친구. 임종찬(부산대학교 명예교수), 「관조와 그리움의 시학」 1 문학은 인생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감지한 결과의 산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문학은 넓은 의미에서 인간학이다. 시조 또한 다른 문학 장르와 마찬가지로 인간과 인생에 대한 표현이자 해석이다. 리영성은 「내 시조는」에서 자신의 시조를 “내 마음 흔들림”을 표현한 것으로 나름대로 정의하고 있다. 슬픔이야 대중가요 노..

11. 임태진 시조집 -때로는 나도 뜨거워지고 싶다(2020)

11. 임태진 시집, 『때로는 나도 뜨거워지고 싶다』, 시와 실천, 2020.10.20.일 1963년 제주 출생, 2011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2013년 계간 『시와 문화』신인상 수상, 2016년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신인상 수상 , 2020년 제6회 나래시조 단시조대상 수상, 2016년, 2020년 제주문화예술재단 창작지원금 받음 시집 『화재주의보』, 현대시조선집 『딱따구리 어머니』,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회원, 제주시조시인협회, 제주문인협회 회원, 서귀포무닌협회 회원, 영언 동인, 제주소방서 현장대응과 근무 살포시 옷고름 푼 자목련을 훔쳐본 죄 연지곤지 곱게 바른 진달래와 입 맞춘 죄 길 가던 나를 유혹한 개나리와 눈 맞은 죄 -「어떤 죄목」 전문 한 자 두자 온몸으로 세상을 재고 ..

이차남 시조집, 『강물이여 학이여』

이차남 시조집, 『강물이여 학이여』, 세종출판사, 2006. 수익(秀翼) 이학출(李鶴出) (이차남) -경남 하동 목도리 출생, 한성여자대학(경성대) 졸업(1975), 시조문학 천료로 등단(1997), 부산시조시인협회, 섬진시조 회원.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1998) 섬진강의 밤 밤별이 야란스레 내리운 섬진강은 이 한밤 내 가슴에 걸쳐있는 미리내 인연도 강물이어라 만남이여 이별이여 달빛 어루만지는 강의 숨소리 고른가 내밀한 음률로 나의 노래 들어주는 너 있어 외롭지 않은 귀한 밤이 흐르구나 지인지감知人之鑑 유연하게 강변을 날으는 학이여 전생이듯 펼쳐지는 마을이며 들 위를 무심의 선율을 밀며 날으는 학이여 외울음으로 흐르는 강 위를 선회하여 고귀한 도포자락 품위 있게 접는구나 겸허히 등을 낮추는 너그러운 ..

서관호 시조집, 『물봉선 피는 마을』

서관호 시조집, 『물봉선 피는 마을』, 한글문화사, 2006. 노변(路邊) 바위는 세월을 덮고 앉아 추위를 이겼다하고 석탑은 귀퉁이를 내주며 바람을 비꼈다하고 고목은 견주다 못해 가사 장삼을 다 벗었다. -「법당法堂 가는 길」 연작시 12편 중 두 번째. 오늘 하루 오늘 하루가 얼마나 큰 선물인지 저 햇살이 내 것이고 저 바람도 내 것이고 어쩌면 좋은 시 한 수 적어놓고 웃을 만도…. 오늘 하루가 얼마나 큰 선물인지 겨운 삶 떨치다 늦은 아들이 올 때까지 산그늘 오가건 말건 차나 한 잘 데울라네. 남해도南海島 노량도(露梁渡) 깊은 수심 시리도록 푸른 바다 유채화 신들린 춤에 물결마저 취하고 섬 노루 보리밭가에서 구경하고 서 있네. 구름을 마주 보기에 망운산(望雲山)이라 했네 창선(昌善)은 버는 꽃이면 남..

이교상, 『긴 이별 짧은 편지』

이교상, 『긴 이별 짧은 편지』, 연어, 2005.6.30. (첫 시조집) 길 속에 빠진 발목 복사뼈 안 보이고 시간은 굽이굽이 물소리로 흘러가네 안개는 눈꺼풀 속에 매화산을 감추고 마음 뜬 한 사내가 나흘째 오락가락 젖어서 갈 수 없는 하늘을 바라보다 산 아래 못물 속 깊이 빠져버린 그림자 단풍나무 한 구루가 붉게붉게 피었다 참았던 신열이 한 순간에 다 처져서 눈감고 날고 싶었다 네 곁으로 가고 싶다 아픔도 엄살이고 밭이 되는 갈항사지 깨어진 기왓장에 햇살꽃 반짝이네 어디에 파묻혀 있나 청정한 목탁소리 말없이 골에 누운 지나간 그 시절을 두견이는 잊지 않고 해마다 기억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꽃은 부처다, 부처다 소문도 없이 왔다가 떠나는 바람처럼 하늘엔 구름 몇 점 상상으로 흐르고 찾아온 희미한 꿈길 ..

5. 민병찬-산 좋고 물빛 고와서(2002)

민병찬 시조집, 『산 좋고 물빛 고와서』, 알토란, 2002. 밤사이 눈이 내렸네 내려서 덮이었네 내 마음 열린 뜰에도 포슬포슬 부푸는 눈꽃 조금씩 하얗게하얗게 내 영혼이 눈을 뜨네. 버리고 싶은 것들 모두 다 덮어 버리고 오늘은 이 지상 첫날에 그려지는 하얀 지도 한 그루 비자나무처럼 푸르고 곧게 서고 싶네. -「밤사이 눈이」 전문 고양이로 다가와서 하마(河馬)처럼 가더니만 고라니 눈망울 속 놀빛으로 타오르다 이윽고 하얀 여우 하나 벼랑 끝에 섰구나. -「둔갑술 -계절」 전문 무심코 떼 놓은 발이 새움 하날 뭉갰고나 긴 겨울 다 견디고 뽀시시 내미는 촉을 아서라 봄땅 밟을 적엔 골라 골라 딛소서. 풀씨 하나 묻히는 데야 점 하나면 족하지만 우주가 뒤척여야 촉 하나가 트는 것을 죄로다 그 가녀린 생명 꺾..

4. 이은방 시집, 『국경의 바람소리』

이은방 시집, 『국경의 바람소리』, 세손출판사, 2006. 1940년 충복 옥천 청산 출생,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 시조문학 봄호 천료(1968년) 좌선(坐禪)도 깊이 들면 미소로운 좌불(坐佛) 닮고 산바람 물소리 띄운 철새며 바람새로 몇 겁의 속진(俗塵)을 털며 해와 달을 품거니 -이은방, 「산사(山寺)의 안부」 전문 만산 가득 홍엽인 채 불길 속에 끓는 사랑 의연한 위풍인 양 지키며 버텨 섰다 모두들 떠난 발길에 갈잎 쌓인 그림자뿐 돌이끼 푸르른 넋도 지난날의 핏빛인가 황석산성 지는 노을 늦가을 바람만 울고 성(城) 하나 탑(塔)을 쌓는 치성 하늘 공양 알랴 한다 역사의 후미진 골에 한 자락 내력을 품고 어제랑 내일 날은 강도 산도 질러와서 빈 성곽 돌과 숲에는 잔혼(殘魂)들만 남은 흔적. -이..

3. 김옥중, 『빈 그릇』

김옥중, 『빈 그릇』, 미디어민, 2017. 1944년 전남 담양 대전면 평장리 출생, 1968년 전남대학교 철학과 졸업, 전남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1979), 광주광역시 중등학교 교장 역임. 낮에는 연꽃들이 궁중무로 출렁이고 밤에는 반딧불이 귀신처럼 쏘다니고 세월도 쉼표로 앉아 ‘구운몽’을 펼친다. -김옥중,「우포늪 -여름 전문」 전문 화엄사 풍경 소리 눈부신 흰나비로 겨울 산 나무마다 나붓나붓 내려앉아 보란 듯 사방 천지가 목련보다 환하다. -김옥중, 「지리산 설경」 전문 산 너머 산이듯이 우리 삶이 그러거늘 넘어지면 먼지 털고 또 다시 걸어야지 하늘만 바라본다고 먹장구름 걷힐까. -김옥중, 「삶을 위하여」 전문

2. 서벌 , 『휘파람새나무에휘파람으로부는바람』

서벌 신작시집, 『휘파람새나무에휘파람으로부는바람』, 신원문화사, 1991. -머리말 땔감은 아궁이로 들어가 불로 변한다. 불기운은 방고래를 지나 굴뚝으로 빠지게 되어 있다.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 시대나 사회의 변화·변동·변혁 또한 아무리 다변·급변의 성향이라 해도 그런 작용이리라. 나의 경우, 시도 그같은 내면 작용이었으며, 한 시대와 사회를 번갈면서 감당·대처해 낸 해당 경로의 과정, 그 집합들이었다. 부분집합, 교집합, 합집합들이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 같다. 여기에 실린 시편은 모두 사설시조의 방편에 의거되어 있다.(중략) 휴전선 아래쪽을 디딘 시인들 중에 쓸수록 모를 것이 시라고하는 분들이 많아져 가고 있다. 나도 어느새 그런 편에 속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용을 써볼..

1.임병기-맑은 물소리 누굴 찾아 떠나는고

임병기, 『맑은 물소리 누굴 찾아 떠나는고』, 대일, 1998. 자는 일경(一鏡), 호는 연전(硏田) 『죽순』23호에 시 「설중화」 외 4편으로 문단에 나와 《문학세계》3호 「해운대 바닷가」 외 4편, 시조 「사랑초」 외 4편이 《나래문학》 52호 정완영, 박재삼 선생님 심사로 당선됨. 대구불교문인협회 감사, 진각문학회 회장 역임. 詩를 쓴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삶을 무엇으로 살아갈 것인가? 詩와 더불어 후회없는 삶을 위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세월과 만나서 얘기하고 호흡하며 살려고 노력하나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팔공산 동봉을 나홀로 올랐더니 소나무 맞이하고 참나무도 반긴다 정상엔 오묘한 바위 억년을 지켰나. 마음은 주인이요 몸체는 손님이라 손님네 데불고 空山에 오르는데 자비 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