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집(시집) 읽기

1.임병기-맑은 물소리 누굴 찾아 떠나는고

가산바위 2021. 4. 1. 09:33

임병기, 맑은 물소리 누굴 찾아 떠나는고, 대일, 1998.

자는 일경(一鏡), 호는 연전(硏田)

죽순23호에 시 설중화4편으로 문단에 나와 문학세계3해운대 바닷가4, 시조 사랑초4편이 나래문학52호 정완영, 박재삼 선생님 심사로 당선됨. 대구불교문인협회 감사, 진각문학회 회장 역임.

 

<책머리에>

를 쓴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삶을 무엇으로 살아갈 것인가? 와 더불어 후회없는 삶을 위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세월과 만나서 얘기하고 호흡하며 살려고 노력하나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팔공산 동봉을 나홀로 올랐더니

소나무 맞이하고 참나무도 반긴다

정상엔 오묘한 바위 억년을 지켰나.

 

마음은 주인이요 몸체는 손님이라

손님네 데불고 空山에 오르는데

자비 띤 약사마애불 볼미소로 반기네.

 

사는 게

꿈길인 걸 주인으로 산다면

길마다 꽃길이요

머무는 곳 정토로다

솔 아래

이몸을 쉬니

또 무엇을 원하리.

-임병기, 청솔 아래전문

 

 

해설

-리강룡(시조시인), 질실을 찾아 떠다니는 부평초(浮萍草)의 의미에서

 

-임병기 시인이 첫 번째 시조집 맑은 물소리 누굴 찾아 떠나는고上宰한다.

 

-시인은 물 따라 바람 따라 그리고 그 산하의 오묘한 곳에 자리한 山寺에서 그윽한 의 세계에 침잠하기를 즐겨하는, 에 살면서도 늘 淸淨의 경을 그리는 시인이다.

 

 

비슬산 대견봉을

시름시름 올랐더니

 

화사하던 님 보내며

靑山은 말이 없고

 

숲 속의 맑은 물소리

누굴 찾아 떠나는고

 

양지녘 접은 터에

외로 선 山家 홀로

 

새소리 물소리며

春色은 취했는데

 

나그네 무슨 사연을

그리 많이 외는고.

-임병기, 맑은 물소리 누굴 찾아 떠나는고전문

 

이 시조집의 제목이 보이고 있다. 시인은 지금까지 산 따라 물 따라 의미를 찾아 방랑해 왔다. 어찌 보면, 이 작품에는 그 방랑의 귀착점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말이 없는 청산과 그 품속에서 도란도란 쉬임없이 흘러가는 맑은 물을 보면서/누굴 찾아 떠나가는가/고 되묻고 있다. 끝없이 흘러가는 물의 몸짓은 어쩌면 山寺마다 기웃거리며 청정한 삶을 살아가기를 갈구하는 시인 자신의 모습일런지도 모른다. /양지녁 접은 터에/ 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새소리 물소리만 데불고 俗離의 자세[로 초연히 서 있는 山家 한 채가 있다. 발랄한 森羅의 물소리에 취한 봄의 품속으로 들어가서까지 우리는 무슨 사연이 이리도 많아야 하는 것인가? 주어진 짧은 삶을 求道의 자세로 성실히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과 같은 淸淨한 심성이 소유자와 더불어 호흡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위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