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담쟁이 소나무와 담쟁이 김우연 담쟁이는 솔을 타고 노송은 잠에 들고 목이 탄 상사화에 잎은 내년 기약하고 한줄기 소나기 후에 무지개가 서 있네. 투쟁의 거리에는 욕망의 꽃잎 지고 소나무는 담쟁이랑 함께하는 한여름에 매미는 짧은 이승에 오직 임을 부른다. -2022.7.28 김우연 시조 2022.07.28
불길 불길 김우연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네. 왜군에 박수 치며 관리 잡아 넘기었고 궁궐도 불을 태우며 한을 풀던 민초들. 나라가 흔들린 틈에 관아 점령한 동학군에 끝내는 일제강점기 모진 세월 부르더니 남북이 분단되어도 남남갈등만 부추기고. 독도를 둘러싸고도 잿밥 같은 갈라치기 백두산과 만주벌판 중국에는 눈을 감고 저토록 시커먼 물결 동북공정엔 침묵하네. 일만 년 우리 역사 그 반으로 줄여놓고 단군조선 신화라고 식민사관 변함없네 북핵을 눈앞에 두고도 환상에 잡혀 불태우네. 김우연 시조 2022.07.27
두물머리에서 두물머리에서 김우연 용광로 나온 쇳물 새롭게 태어나듯 두 물이 하나 되어 현재만이 흘러가네 더 이상 알 수도 없고 볼 수 없는 지난날. 한 생명이 태어남은 새 강물이 흐르는 것 억겁의 인연들이 다 녹아 흐르는 것 멈춘 듯 흐르는 강물 도도하게 흐른다. 바다에 모인 강물 쉬지 않고 출렁이듯 마음의 바다에도 끊임없는 파도와 해류 저 둘을 진실로 멈춰야 아침 해가 솟으리. -2022.7.20 김우연 시조 2022.07.20
구멍 없는 피리 소리 구멍 없는 피리 소리 김우연 그 누가 불고 있나 구멍 없는 저 피리를 소리 없이 들려오니 달빛은 더욱 밝고 놓아야 저 깊은 곳에서 반짝이는 빛이여. 김우연 시조 2022.07.14
백암리 석등 백암리 석등 김우연 천 년의 느티나무 법당인 양 높푸른데 석등은 불 없이도 대동사지 밝히어서 얼굴이 다 닳은 돌부처님 불이법문 보이시네. -2022.5.18 -백암리 : 합천군 대양면 백암리 김우연 시조 2022.07.14
존 로버트 코미어John Robert Cormier 잠들다 존 로버트 코미어John Robert Cormier 잠들다 김우연 캐나다 열아홉 청춘 포연 속을 누비더니 부산 유엔공원 전우들 옆에 잠이 드니 칠십 년 간직한 꿈이 달맞이꽃으로 피었다. 불타고 죽던 이 땅에 풀빛으로 살아나서 누리호는 창공으로 훨훨 날아가며 이토록 찬란한 영광을 영웅들께 바치네. -2022.06.21.(하지) □ 2022.6.21. 누리호가 발사 성공한 날에 안장식을 가졌음. 김우연 시조 2022.06.22
대흥사 연리근 대흥사 연리근 김우연 천 년의 느티나무 뿌리가 하나 되니 더워도 시원한 그늘 사랑의 성전이다 영원을 기원하면서 기도하는 연인들. 한 몸이 되기까지 얼마나 아팠을까 눈 내려 차가운 날은 침묵마저 따뜻하고 새봄에 연두빛 사랑 또 하늘을 덮겠네. -2022.06.21 김우연 시조 2022.06.21
통도사 봉발탑 통도사 봉발탑 김우연 계족산 가섭의 발우 여기서 만나다니 미륵불 오시는 날 봄풀들도 춤을 추리 민중은 오래된 미래에 꿈을 품고 있나니. 칡덩굴 잘라내도 또다시 자라듯이 시간을 넘어서서 생명줄을 이어가며 언젠가 모두 손 잡고 둥글게 돌며 춤추리. -2022.06.20 김우연 시조 2022.06.20
무량수전에서 무량수전에서 김우연 안양문 들어서서 극락세계 찾던 그 날 무량수 부처님은 말없이 웃으시고 미풍에 푸른 나뭇잎 흔들리고 있었다. 가을에는 단풍잎이 서리에 더욱 붉고 추녀 끝 흰 구름이 말없이 왔다 가네 이대로 지금 이대로 펼쳐지는 불국토. -2022.06.18 김우연 시조 2022.06.18
자장매화 앞에서 자장매화 앞에서 김우연 매화꽃 없을 때도 오고 가던 봄길들이 저 매화 향기 속에 영취산에 봄이 왔네 뼛속에 새겨진 계율 꽃향기로 퍼지네. 할 일과 못 할 일은 누구나 다 알지만 제때에 꽃이 피는 자장매화 앞에 서면 다시금 매화 한 가지 내 마음에 심는다. -2022.06.17(금) 김우연 시조 202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