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중위-유아진의 편지 엘리엇 중위 -유아진의 편지 김우연 “미 육군 엘리엇 중위와 그의 부인 이곳에서 잘들다” 비석은 노을에 젖고, 낙동강도 핏빛인데 끊었던 호국의 다리는 그날을 증언하고. “엘리엇 중위의 유해를 찾아주세요” 열두 살 유아진 편지에 그날의 울음도 들리는데 피 흘려 지켜낸 자유 더욱 붉은 진달래. -2022.6.4 김우연 시조 2022.06.04
정남진전망대에서 정남진전망대에서 김우연 아침 해 떠오르니 섬들은 꽃송이다 갯바람에 바닷냄새 꽃향기로 다가오면 저 너머 청해진 물소리는 넘실대는 옛 노래. 바다와 하늘길을 활짝 연 한류 바람 천지인 하나 되는 시조가 꽃 피는 날 세상은 평화와 평등의 새 노래를 부르리. -2022.5.25 김우연 시조 2022.05.26
홍매화 홍매화 김우연 연두빛 나무들이 나를 향해 손짓하면 온몸에 열꽃 피어 밤낮으로 붉게 탄다 너 있어 나도 있다고 봄바람에 전한다. 홍단풍 숲속에선 없는 듯이 서 있었었지 달라서 서로에게 빛이 되는 새 언덕에 홍매화 붉게 핀 날에 이제 귀가 열리네. -2022.4.18 김우연 시조 2022.04.18
작은 산 아래에서 작은 산 아래에서 김우연 키 작은 한 그루가 큰 숲을 가리듯이 작은 산 아래 서니 큰 산이 안 보이네 비워야 새로 차듯이 놓아야 보이는 큰 산. -2022.03.12 김우연 시조 2022.03.12
횡성의 별들-롱병장 추모 횡성의 별들 -찰스 리차드 롱(Charles Richard Long) 병장 추모 김우연 횡성의 밤하늘엔 별들이 초롱하다. 중공군 막아내다 끝내는 별이 되어 어둠이 짙어질수록 초롱초롱 빛나네. “탄약이 떨어졌다”는 한마디는 별빛이다 도시의 밤하늘엔 별이 겨우 보이는데 자유는 수많은 목숨이 피 흘려서 피운 꽃. □1951년 2월 13일 횡성전투에서 인해전술의 중공군에 맞서 끝까지 저항하다 전사함. 1952년 1월에 미국에서 최고의 명예훈장을 수여함. 김우연 시조 2022.02.13
층층나무의 말 층층나무의 말 김우연 바람에 흔들리고 눈비를 맞으면서도 하늘을 받든 손길 땀 흘려 쌓은 탑이다 그렇네, 아래 층 있어 또 한 층이 오르는 거네. 저 오랜 우리 역사에 꽃길만 있었던가 소나기 내린 후엔 흙탕물도 물이었다 강물은 함께 흐르며 저 바다로 나아갔다. 나무는 하늘을 향해 햇살을 받아든다 현재의 이 순간에 과거 미래 함께 있어 남 탓은 욕망과 질투가 휘두르는 칼날이라네. -2022.2.13 김우연 시조 2022.02.13
푸나카 종 가는 길 푸나카 종 가는 길 김우연 푸나카로 가는 길은 굽이굽이 도는 산길 도출라 고개에는 백 팔 석탑 선정에 들고 저 멀리 히말라야 산맥은 흰 연꽃들의 천상 호수. 강 따라 내려오니 온갖 꽃이 피어 있고 다랑이 층층마다 모내기가 한 창인데 저 것은 논이 아니다 살아 있는 탑이었다. 두 강이 만난 곳에 푸나카가 펼쳐 있고 어머니강 목조 다리 아래 물고기가 가득한데 행복은 물이 흐르듯 놓아버리는 자유였네. -2022.1.8 김우연 시조 2022.02.08
바다와 파도 바다와 파도 김우연 우리가 바다라면 코로나는 파도이다 태풍이 드셀수록 파도는 더욱 높아 백신을 아무리 맞아도 끝이 없는 파도다. 변신을 거듭하여 열세 번째 오미크론 또다시 스텔스 오미크론 비구름이 몰려온다 바다가 안갯속이다 낮인데도 어둡다. 바다엔 온갖 고기 파도에 출렁이듯 생명의 바다에 코로나가 노래하니 다 함께 출렁거리는 봄바다가 그립다. -2022.1.31 김우연 시조 2022.01.31
카일라스산 카일라스산 김우연 저 곳은 신들이 사는 성스러운 천국이다 도솔천 부처님이 설법하시는 법당이다 단 한 번 보기만 해도 불국토가 열린다. 멀리서 바라다보면 높이 솟은 흰 연꽃이다. 밤하늘 무수한 별이 보석으로 쏟아지면 웃다가 울던 일들도 내 마음의 별이었다. 일출이 시작되니 황금빛 불상이다. 나마저 잊은 곳에 흰 구름이 떠도는데 ‘돌마라’ 고개 넘으니 물소리도 법문이다. 저 산은 수미산이다 우주의 중심이다. 모든 사람 마음마다 수미산이 들어 있다 허공에 중심이 있으랴 우리 모두가 우주의 중심. -2022.1.22 김우연 시조 2022.01.22
고물상 박 사장님 고물상 박 사장님 김우연 세상에 버릴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버린 것을 다시 모아 새 자리로 찾아가면 새봄에 새 꽃이 피듯 새 생명을 얻어요. 악으로 버틴 날들 그날들도 생각 말고 미래의 꽃동산도 상상을 하지 말고 이대로 지금 이대로 일하는 순간이 행복해요. 팔구십 노인분들 고물을 모아 오시면 따뜻한 커피 한 잔에 꽃송이로 피는 미소 사장님 환한 미소는 달동네의 햇살이다. -2022.01.09 김우연 시조 202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