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하늘 조동화 먼 산 능선들을 둑으로 둘러막아 빈 못에 물 채우듯 찰랑찰랑 가둔 푸름 때마침 큰고니 같은 구름 한 점 떠간다. -24호( 2020) 동시조이다. 봄하늘이 너무 파랗다. 그것이 마치 호수의 물과 같다. 그런데 저 먼 산의 능선들이 호수의 둑이 되고 봄하늘은 그 호수의 물이 된다. 그리고 '큰고니 같은' 흰 구름은 마치 호수에서 헤엄치는 큰고니과 같다는 것이다. 한 폭의 수채화이다. 시인의 마음도 저 호수의 청정무구한 물을 닮고 싶은 소망을 나타내고 있다. 봄하늘이 호수의 물과 같다는 동심의 착상이 평범한 소재를 비범하게 만들었다. 봄이 오면 꽃이 온 산이 연초록으로 물든다. 우리나라의 동쪽은 특히 산악지방으로 산에 올라서 보면 연이어 있는 능선들이 마치 물결처럼 보인다. 시인은 이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