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시조 11

봄 하늘(조동화)

봄 하늘 조동화 먼 산 능선들을 둑으로 둘러막아 빈 못에 물 채우듯 찰랑찰랑 가둔 푸름 때마침 큰고니 같은 구름 한 점 떠간다. -24호( 2020) 동시조이다. 봄하늘이 너무 파랗다. 그것이 마치 호수의 물과 같다. 그런데 저 먼 산의 능선들이 호수의 둑이 되고 봄하늘은 그 호수의 물이 된다. 그리고 '큰고니 같은' 흰 구름은 마치 호수에서 헤엄치는 큰고니과 같다는 것이다. 한 폭의 수채화이다. 시인의 마음도 저 호수의 청정무구한 물을 닮고 싶은 소망을 나타내고 있다. 봄하늘이 호수의 물과 같다는 동심의 착상이 평범한 소재를 비범하게 만들었다. 봄이 오면 꽃이 온 산이 연초록으로 물든다. 우리나라의 동쪽은 특히 산악지방으로 산에 올라서 보면 연이어 있는 능선들이 마치 물결처럼 보인다. 시인은 이런 모습..

암송시조 2022.05.06

간월암* 큰 스님은 / 류상덕

10. 간월암* 큰 스님은 / 류상덕 간월암 큰 스님은 보름달을 하늘에 걸고 법당에 앉으시면 바다에 뜬 연꽃이다. 우짖는 천수만 파도 토해내는 독경소리. -류상덕,「간월암」전문 * 은 충청남도 서산군에 위치한 에 있는 유서 깊은 암자다. 천수만을 가로막은 서산방조제 때문에 아름다운 관광지로 이름이 높다. 바다에 떠 있는 이 암자는 밀, 썰물에 따라 섬이기도 하고, 육지이기도 하다. 류상덕 시인은 1960대 중반에 등단 시인으로 그 동안 투명한 서정성이 짙은 작품을 써 왔다. 근래는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 작품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군더더기가 없다. 단형시조 속에 이처럼 단단한 구조로 펼치기는 능력은 그 동안 절차탁마한 노력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간월도의 ‘..

암송시조 2021.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