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평론을 찾아서(학자, 시인)

시란 이름의 뼈대 /김보람

가산바위 2013. 11. 12. 22:16

시란 이름의 뼈대 /김보람 

 

공자는 논어․양화 9편(論語․陽貨 9편)에서 “얘야, 어찌하여 시를 배우지 않느냐 시는 ‘흥(興)’할 수 있고, ‘관(觀)’할 수 있으며, ‘군(群)’할 수 있고, ‘원(怨)’할 수 있다. 가까이는 부모를 올바르게 섬기게 하고, 멀리로는 임금을 바로 섬기게 하며, 새와 짐승과 초목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해준다.”고 하였다. (子曰: 小子何莫夫시詩 詩可以興, 可以觀, 可以群, 可以怨, 邇之事父, 遠之事君, 多識於鳥獸草木之名.)

 

중국의 고대 시론가들은 시가의 사회적 작용을 매우 중요시하였는데, 자연 현상에서부터 비롯하여 광범위한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전통적인 설명방법이 바로 ‘흥관군원설’이라 할 수 있다. 이때 흥(興)은 시가가 인간의 감정과 의지를 감동시킬 수 있음을 말하며, 관(觀)은 시가를 통해 인간이 풍속의 성쇠와 정치의 득실을 알 수 있음을 말한다. 군(群)은 사람들이 시가를 통하여 학문이나 인격을 갈고 닦으며 계발하고 화락하게 지낼 수 있음을 말하며, 원(怨)은 시가에는 잘못된 정치를 비판․풍자하는 기능이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흥관군원설은 시가가 미감, 인식, 교육, 비판 작용을 두루 갖추고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공자는 가르치고 이끌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교화 작용’이 시의 효용론이라 하였다. 그러나 비단 하나의 시를 ‘흥관군원’에 나타나는 하나의 효용에만 접목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시(詩)는 ‘흥간군원’을 모두 가질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이처럼 현대시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 나가는 시의 효용은 정서적인 연대감을 형성하고 정서체험의 층위를 다양화, 구체화시키게 된다. 이는 시적화자나 작가가 느끼는 정서적 감정을 전달시키는 기능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시인의 마음 안에서 깨달음을 얻는 말들의 집이라 할 수 있는 ‘시(詩)’, 이제 “시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사람들에게 왜 시를 읽게 하는가?”와 같은 물음이 중요한 쟁점이라 할 수 있겠다.

 

나래시조시인협회, 『나래시조 2013 여름(106),

 

* 참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애들아, 왜 시를 공부하지 않느냐? 시를 배우면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물을 잘 볼 수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원망할 수 있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며,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된다.”

(子曰: 小子何莫夫시詩 詩可以興, 可以觀, 可以群, 可以怨, 邇之事父, 遠之事君, 多識於鳥獸草木之名.)

공자(孔子)지음/김형찬 옮김, 『논어』, 홍익출판사, 2012, 25쇄, 1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