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감상

담쟁이(황현호 변호사)

가산바위 2017. 7. 9. 20:55

 

담쟁이

 

황현호

 

 

담쟁이는 곧은 담장을

호올로 기어 오르는

고독한 승부사

 

빈자리 있을 새라

알뜰 살뜰 더듬는

우직한 미장이

 

넓은 땅바닥

칡덩굴과 어울려

참나무인들 어떠하며

소나무인들 어떠하리

 

함께 어울려

감고 또 감으면

하늘높이 오르련만

의지할 곳 없는 담벼락에

고집스런 낮은 포복

 

담쟁이의 파상공격에

마침내 벽은 녹아내려

푸른결  물되었네

 

 

-출처: 대구지방변호사회, 형평과 정의 31집(2016년), 2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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