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황현호
담쟁이는 곧은 담장을
호올로 기어 오르는
고독한 승부사
빈자리 있을 새라
알뜰 살뜰 더듬는
우직한 미장이
넓은 땅바닥
칡덩굴과 어울려
참나무인들 어떠하며
소나무인들 어떠하리
함께 어울려
감고 또 감으면
하늘높이 오르련만
의지할 곳 없는 담벼락에
고집스런 낮은 포복
담쟁이의 파상공격에
마침내 벽은 녹아내려
푸른결 물되었네
-출처: 대구지방변호사회, 형평과 정의 31집(2016년), 2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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