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자료

어릴 때 칭찬

가산바위 2021. 2. 16. 23:26

4. 나래시조130(2019 가을)

 

권두언/ 이서연, 회광반조回光返照

 

특집게릴라 톡 인터뷰

조운 시인의 마지막 기억을 찾아-얼굴박물관 조경자 관장/ 정온유

박물관 <얼굴>

 

어릴 때 받은 사랑과 좋은 기억은 삶에 큰 힘이 돼

 

정온유 시인 : 혹시 조운 선생님만의 기억이 있으신지요. 어린 눈으로 봐라 봤을 때라든가 마음으로 전해지는 어떤 기억들이요.

 

조경자 관장 : 있지요, 아마 조운 할아버지가 내게 큰 영향을 끼친 부분이기도 할 거에요. 제가 유치원에서 학예회 발표가 있었던 날로 기억해요. 그때 나는 무용을 해야 했는데 아무리 연습을 해도 자신이 없는 거에요. 너무너무 부끄럽고 몸짓도 잘 안 되고, 그래도 어찌 됐든 발표하는 날 무대에 오르게 됐지요. 그런데 무대에서 보니까 창가 쪽으로 오빠들, 그러니까 조운 할아버지가 아들이 둘이 있었는데 내겐 오빠였어요. 그 오빠 둘이서 창문에 고개를 치켜들고 내가 하는 공연을 보고 있는 거에요. 그 기억이 또렷해요. 아마 할아버지가 오빠들과 함께 오셨던 것 같아요. 학예회가 끝나고 나왔는데 조운 할아버지가 나에게 오셔서 아주아주 잘 했다며 크게 칭찬을 하시는 거에요. 그리곤 나를 헹가리를 쳐 주시는 거에요.

 

정온유 시인 : 어머나, 조운 선생님께서 관장님을 엄청 예뻐 하셨나 봅니다.

 

조경자 관장 : 워낙 품성이 좋으신 분이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니 모두에게 그랬을 건데 그날은 내게 좋은 일이 있는 날이니 아마 내게 사랑을 보이셨겠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 받은 그 칭찬의 힘이 80살이 된 지금까지도 내 삶에 작용을 하는 거에요. 그때가 6살이었는데 말이죠. 그때 조운 할아버지가 나에게 잘 했다며 큰칭찬과 함께 헹가래를 쳐 주신 기억이 내가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자신감을 불러 와요. 또 어떤 상황에 마음이 위축이 되더라도 그때 그 조운 할아버지께서 주셨던 칭찬을 생각하면 감이 회복되고 그래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해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어릴 때 받은 사랑과 칭찬은 평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그럴 때 마다 느껴요. 그래서 저는 어릴 때 좋은 기억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행사하는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요.

 

정온유 시인 : , 정말 이 시대에 젊은이들, 특히 교육자들이 듣고 새겨야할 말씀이십니다. 저도 비록 학교 밖이지만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얼굴빛이 다르더라고요. 선생님 말씀 들으니 아이들에게 더 많은 칭찬과 사랑을 줘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나래시조 130(2019가을), 3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