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자료

영남(嶺南)의 참상(慘相)-원감국사

가산바위 2017. 7. 10. 16:41


영남(嶺南)의 참상(慘相)

 

영남의 참상

눈물이 앞선다.

두 도()의 공출한 물자로

바닷가에서 전함(戰艦)을 만드는데

부역은 평소의 백 배

그 일이 년에 걸쳤다.

성화(星火)같읕 물자의 징수!

호령이 우뢴양 하여

()의 사신이 항상 꼬리를 물고

서울에서 연이어 내려오는 장수들.

팔 있는 자는 다 묶이고

어느 등심이 채찍 안 맞았으랴?

높은 이들 영송(迎送)도 예사일 되고

밤낮으로 이어지는 물자의 운수(運輸)!

소와 말은 온전한 등이 없고

백성의 어깨도 쉴 새 드무니

새벽녘 칡 뜯으러 산에 들어가

달빛 밟고 떼풀 베어 돌아오는 것.

농부들을 사공으로 징발하고

바닷가 사람들도 씨를 말렸다.

장정 뽑아 갑옷 입히고

젊은이 가려 무기 들리어

빨리 가라 독촉이 성화같거니

어찌 감히 잠시나마 때를 늦추랴?

처자들은 땅에 주저앉아 울고

하늘 우러러 울부짖는 보모의 통곡소리!

유명(幽明)이 갈리는 줄 뻔히 알거니

목숨의 보존, 누가 바라기나 하랴?

남으니 오직 노인과 유아(幼兒),

억지로 살아가기 갖은 그 고생!

()마다 반은 도망친 집들,

마을은 모두 실농(失農)했으니

누구네 집이라 쓸쓸치 않고

어디라 소연(騷然)치 않을 것인가?

그런데도 세급은 내야만 되고

군조(軍租)는 군조대로 어쩌 면하랴?

날로 심하게 병드는 백성들

지친 그 몸 무엇으로 소생시키리?

일이란 일 모두 슬픔 돋구니

산다는 자체가 가련하기만!

어떻게도 지탱할 길이 없지만

누구에게 하소연 한단 말인가?

다행히 황제의 덕 하늘을 덮고

그 총명 일월같이 빛나시거니

어리석은 백성들, 잠시만 기다리면

반드시 그 은혜 고루 미쳐서

이윽고 보리라, 온 나라 안

집집마다 베걔 높혀 잠자는 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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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석> 1274년과 1281, 두 번에 걸쳐 원()은 일본을 원정(遠征)했는데, 그 때의 전략 기조로 쓰인 거싱 우리 나라였다. 그리하여 백성의 동원과 물자의 수탈이 극에 달했던 것이니, 나라는 완전히 폐허화 했었다. 더구나 그들의 집결지였던 영남 지방의 피해가 가장 우심했을 것은 쉽게 짐작이 간다.

국사는 출가한 몸이었지만 이런 참상을 목격하고는 피가 끓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어서, 그 우국애민(憂國愛民)의 정이 한 자 한 자에 넘치고 있다. 두보(杜甫)북정(北征)이라고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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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原題)嶺南難苦狀 二十四韻

-원감국사(圓鑑國師) 12261292

이름은 법환(法桓), 뒤에 충지(冲止)로 고쳤다. 호는 복암(宓庵). 속성은 조계산(曹溪山) () 국사를 추증(追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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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元燮 편저(編著), 현대불교신서1 高麗高僧漢詩選, 동국대학교부설역경원, 1978, 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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