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자료

유럽인과 미국인 -빵은 부식, 고기가 주식

가산바위 2016. 12. 23. 11:32

빵은 부식, 고기가 주식

먹을거리 생산과 환경문제

 

사람들은 흔히 유럽인과 미국인의 주식이 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그럴까?

1990년의 1인당 고기 소비량을 살펴보면 미국은 112kg, 한국은 19kg, 인도는 2kg이었다. 그리고 2005년에 국제 학회에서 발표한 예측 자료에 따르면, 연간 1인당 고기 소비량은 북아메리카가 121kg, 서유럽이 93kg, 아시아는 36kg이었다. 세계적으로 고기 소비량이 늘고 있는데, 특히 유럽과 미국의 소비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네 명으로 이루어진 한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1가구당 하루 평균 세 근(1.8kg)의 고기를 소비한다. 미국의 1인당 고기 소비량은 우리나라의 1인당 쌀 소비량보다 1.5배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을 한 그릇 먹을 때 믹구인들은 고기를 한 그릇 반 먹는 셈이다. 그러고 보면 유렵이나 미국 사람들에게 주식은 고기인 셈이다. 빵은 오히려 부식에 가깝다.

미국인들은 많이 먹는다. 게다가 햄버거나 프라이드치킨 같은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어서 비만증이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이다. 고대 로마 제국 사람들도 많이 먹었다. 맛있는 음식을 계속 먹으려는 욕심이 지나쳐서,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 없으면 새의 깃털을 목에 넣어 먹은 것들을 게워 내고 다시 새 음식을 먹기까지 했다. 그런데 로마 국과 미국은 공통점이 있다. 시대만 다를 뿐, 둘 다 세계에서 패권을 장악한 초강대국이라는 점이다.

흔히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내포한다. 하지만 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환경에 나쁜영향을 미친다. 고기나 유제품에 들어 있는 농축 단백질과 포화 지방은 심장병, 뇌졸중, 유방암, 결장남 등 여러 질병을 일으키기 쉬운 물질이다.

게다가 대량 생산 방식으로 고기를 생산하는 축산업에서 생긴 많은 배설물들은 공장 폐수나 생활 하수 못지않은 물 오염의 주점이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고기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생산을 늘리려고 숲을 초지로 바꾸어 목장이나 사료용 곡물의 경지로 만든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느 햄버거 회사가 그러한 초지를 마련하겠답시고 아마존 강 유역의 열대 우림을 없애고 있다. 그래서 숲의 햄버거화라는 말이 생겨났다. 인간이 고기를 먹으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현상르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사실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 사육은 토지 생산성이 매우 낮다. 드넓은 사료용 곡물 경지에서 생산되는 고기의 양이 턱없이 적은 것이다. 고기를 생산할 때 소비되는 사료용 곡물의 양을 살펴보면, 쇠고기 1kg 생산에 6.9kg, 돼지고기 1kg 생산에 4.8kg이다.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40%가 가축의 먹이로 쓰이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그 비율이 90%나 된다. 같은 면적에 곡물을 심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열량이 고기를 생산해서 얻는 열량보다 훨씬 높다.

한편 육식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는 경제 선진국에서는 남아도는 농산물을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농산물 생산량이 수요량을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국가에서는 생산자가 농사를 짓지 않는 대가로 정부에서 돈을 주는 보상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농산물의 시장 가격을 안정화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국가에서는 시장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남는 농산물을 땅에 파묻어 보리거나 불에 태우는 경우도 있다. 지구의 수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고기는 생명 유지에 긴요한 고급 단백질을 제공하므로 육식 생활은 필요하다. 그런데 지나친 육식 생활의 단면을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이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느라 지구 생태계를 외면하고, 잘사는 사람들이 자기 배를 불리기 바빠 굶주린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것은 결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노웅희박병석 지음,교실밖 지리여행, 사계절, (1994년 초판, 2016 212), 208210.